세타 태국 신임 총리, 이달 미국과 안보회담…첫 해외 일정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아세안정상회의는 불참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세타 타위신 태국 신임 총리가 이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미국과 안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타 총리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가 미국이 될 것이라며 유엔총회와 별도로 미국과 안보 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 5월 14일 총선 이후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 끝에 지난달 22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 정당인 프아타이당의 세타를 차기 총리로 선출했다.
세타 총리와 새 내각은 2일 국왕의 승인을 받았으며, 5일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취임 이후에는 새 정부가 우선 추진할 정책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일정 때문에 세타 총리는 5∼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는 불참한다.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의 우방으로 꼽히지만, 최근 수년간은 중국과 군사적으로 밀착해왔다.
미국이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군사적 지원을 중단하자 태국은 중국과 군사 교류를 확대했다.
중국산 탱크·잠수함 등을 구매한 태국은 지난해 8월에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중국과의 연합공군훈련도 3년 만에 재개했다.
태국은 3∼10일 해군 합동 훈련 '블루 스트라이크 2023'을 실시하는 등 올해도 중국과 연이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다만 태국은 미국과 군사 협력의 끈은 이어왔다.
미국과 태국군을 중심으로 하는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 골드 2023'이 지난 2∼3월 태국에서 열렸다.
미국은 태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판매 요청은 거부했지만, 대신 F-15나 F-16 최신 개량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면서 추후 F-35 공급의 여지를 남겼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0일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클레어몬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은 부동산개발 업체 회장 출신의 세타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출범하면 전 정권보다는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통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서 '대나무 외교'를 펼쳐온 태국의 외교 노선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문가 카위 총키타완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국제 문제에 대해 태국의 강력한 지원을 바랄 것"이라며 "그러나 태국은 오랜 기간 역학 관계와 균형을 훼손하지 않고 국익에 따라 대응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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