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싸움판 된 디즈니월드, 신나치까지 몰려 몸살
현지 경찰 "언론 관심 끌려 사람들 선동…강력 규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다양성을 강조하는 행보로 '정치적 올바름'(PC) 논쟁에 휘말려온 디즈니가 이번엔 신나치 성향 극단주의자들의 혐오 시위로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올랜도 디즈니월드 내 쇼핑·엔터테인먼트 센터인 디즈니 스프링스 입구에서 2일 신나치주의 추종자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의 수는 15명 안팎이었으며, 나치 휘장이 새겨진 옷을 입고 나치 깃발을 휘두르다 약 2시간 만에 해산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NBC는 지적했다.
미국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서는 반유대주의와 백인우월주의, 성소수자(LGBTQ) 혐오와 관련한 깃발도 목격됐다고 한다.
이번 시위에는 미국 최대 신나치 단체 국가사회주의운동(NSM)을 비롯한 여러 극단주의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이들이 언론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디즈니월드를 시위 장소로 택해 반유대주의 상징과 비방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려 했다면서 "우리는 이들 단체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나치주의자들이 디즈니월드를 겨냥한 것은 극우 성향의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주의 정치 상황으로 인해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소란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지난해 저학년 학생들에게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플로리다 주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보수 진영에 미운털이 박혔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디즈니 특별지구에 부여해온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이는 양측의 소송전으로 번졌다.
디즈니월드가 인종 차별 요소가 있는 애니메이션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만들어진 인기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을 폐쇄하고, 디즈니 역사상 첫 흑인 공주가 등장하는 2009년작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로 해당 테마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논쟁이 일었다.
한편, ADL 등에 따르면 이날 올랜도 일대에서는 디즈니월드 외의 여타 지역에서도 극단주의 단체 2곳이 백인 우월주의와 유대인 혐오 관련 구호를 외치며 나치식 경례를 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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