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방첩기관 "미국 전략은 '관리되는 경쟁'…말치레에 속지 않아"

입력 2023-09-04 12:41
中방첩기관 "미국 전략은 '관리되는 경쟁'…말치레에 속지 않아"

중국인 일상 메신저에 입장 발표…"美, 합의하려면 충분한 성의 보여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가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을 냉온 양면적 성격으로 규정하면서 "몇 마디 아름다운 말 때문에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4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새 부대에 헌 술을 담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 '새로운 양손'은 실제로는 '낡은 양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국가안전부는 과거 '접촉과 억제'라는 대중국 양면 전략을 구사해온 미국이 최근 들어 '경쟁과 경쟁 통제'라는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국제 시스템에 편입하도록 유도하면서 협력 범위를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 중국 안에 스며들어 억제하는 것이 '접촉과 억제'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경제적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과 정치적 동맹 확대, 안보상 포위망 구축, 규칙의 제약 강화 등 '경쟁'과 그 경쟁이 위험 수준을 넘지 않게 관리하려는 '경쟁 통제'를 중국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안전부는 미국의 전략에선 '경쟁'이 더 주요한 부분이지만, 최근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위험 제거)으로 표현을 바꾸거나 '가드레일' 등 갈등 확대를 막겠다는 메시지 등을 통해 '경쟁 통제' 역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이런 '혼합 메시지'를 통해 냉전 시기 소련에 했던 것처럼 중국의 판단 난이도를 높이고, '대화의 창'을 열어둠으로써 미국 국내의 금융 리스크와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기후위기 등 상황에서 중국의 제한적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봤다.

국가안전부는 "미국의 '새로운 양손' 전략은 실패할 운명"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리듬에 맞춰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시종 강대한 전략적 의지와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양손 대 양손'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의 몇 마디 '아름다운 말' 때문에 절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이 합의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충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첩보 수집과 간첩 색출 등을 담당하는 중국 국가안전부는 7월 말 중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에 공식 계정을 개설하고 반간첩법(방첩법) 등 주요 시책 동참을 요구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