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군부 "프랑스 마크롱, 내정간섭" 비난
마크롱 "바줌 대통령과 매일 통화…군부 인정 안 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킨 서아프리카 니제르 군부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쿠데타 수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장군은 전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축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 지지 입장을 거듭 밝힌 마크롱 대통령이 "니제르에 대한 신식민지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아니 장군은 마크롱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국내 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에 해당한다"며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니제르 국민들에 대한 신식민지 작전을 영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서 "매일 바줌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를 지지하며 쿠데타 군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바줌 대통령과 협의에 기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제르 군부는 지난달 26일 자국 주재 실뱅 이테 프랑스 대사에게 48시간 이내에 출국하라고 통보했다. 이테 대사가 니제르 신임 외무장관의 면담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니제르 군부는 합법적인 정부가 아니라며 출국 통보를 받은 아테 대사가 계속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니제르 군부는 지난달 31일 경찰에 이테 대사와 가족을 강제 추방하라고 지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니제르 군부는 과거 종주국인 프랑스를 멀리하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등 인접국 군정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니제르는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프랑스군은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용병의 영향력이 커지자 양국에서 모두 철수하고 거점을 니제르로 옮겼다.
니제르에는 프랑스군 1천500명과 미군 1천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한편, 전날 수도 니아메 인근의 프랑스군이 주둔하는 기지 앞에서는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모여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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