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연말까지 일부 노광장비 중국 수출 허가 얻어
이날 수출 통제 개시…ASML, 4개월 시간 벌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네덜란드가 반도체 생산장비의 중국 수출 통제를 1일(현지시간) 시작한 가운데 현지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올해 연말까지 일부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얻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SML은 전날 성명을 통해 자국 정부로부터 연말까지 중국 고객들과의 계약을 이행할 수 있게 일부 첨단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ASML은 그러나 내년 1월 1일부터는 자사 최신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인 '트윈스캔 NXT:2000i' 모델을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ML은 "우리의 고객들은 수출 통제 규제를 인지하고 있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우리가 중국 내 고객들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네덜란드 정부는 9월 1일부터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DUV 노광장비 등 일부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그에 앞서 2019년부터는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최신형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등에 들어갈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대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후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대중국 수출 통제 동참을 압박해왔다.
이에 일본은 지난 7월 23일 첨단 반도체 노광·세정 장비 등 23개 품목 수출 시 개별 허가를 받도록 한 수출 규제 강화안 시행에 들어갔다. 네덜란드도 이날부터 강화된 대중국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
이러한 조치에 SMIC(中芯國際·중신궈지) 등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개발이 가로막혔다.
SMIC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14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으며, 주력은 28나노 성숙 공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규제 강화에 대응해 반도체 자립에 주력하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 비율은 15%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사용하는 장비의 85%는 미국·네덜란드, 일본산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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