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협정 대안 제시…"러-튀르키예 외무장관 회담서 논의"(종합)
"튀르키예, 러 곡물 100만t 가공해 필요한 국가에 공급…카타르가 재정 지원"
양국 외무장관 31일부터 이틀간 모스크바서 회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외무장관 회담에서 흑해곡물협정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러시아는 카타르가 재정 지원을 하고 튀르키예가 러시아 곡물을 가공해 각국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흑해곡물협정을 대신할 것을 제안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회담하면서 흑해곡물협정을 의제 중 하나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는 중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들을 통해 곡물을 수출하도록 하는 협정으로,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성사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협정 내용 중 러시아의 비료·곡물 수출 관련 내용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협정에서 철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국 외무장관이 러시아 곡물 100만t을 카타르의 재정 지원으로 튀르키예에 공급하는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 대안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안에서 튀르키예는 카타르의 지원으로 러시아 곡물을 할인가에 공급받고, 이를 추가로 가공해 가장 필요한 국가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외무부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흑해곡물협정에 대한 최선의 잠정적 대안이라고 간주한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의 참여 없이 흑해곡물협정이 운영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라브로프 장관과 피단 장관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시리아, 리비아, 남 캅카스 지역 등 국제 문제와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에너지 부분 프로젝트 등 양자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조만간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흑해곡물협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러시아에서 곧 열린다. 우리는 말 그대로 며칠 안에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한 소식통은 타스 통신에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에서 회담한 이후 다수의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