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정부, 빚내서 기반시설 투자…특별채권 발행 한달새 2.4배
8월 특별채권 86조원 발행…전문가 "민간투자 유도가 관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경기 둔화 속에 내수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지방정부들이 새로 발행한 특별 채권이 한 달 전의 2.4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8월 중국에서 새로 나온 지방정부 특별 채권은 모두 147개로, 발행액은 총 4천767억3천800만 위안(약 86조4천억원)에 달한다.
7월에 나온 특별 채권 규모가 1천962억9천만 위안(약 35조7천억원) 규모였으니 한 달 사이 143% 급증한 셈이다.
후위 허난성 상업경제학회 부비서장 겸 정저우공정기술학원 박사는 "8월 특별 채권 발행의 증가는 시장의 예상에 들어맞는다"며 "시장, 산업단지 기반시설, 사회사업, 교통 인프라 등 영역의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의 (민간 투자) 견인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쑹샹칭 베이징사범대학 정부관리연구원 부원장 겸 산업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특별 채권 발행 속도가 늘어난 것에는 투자의 지향성이 강해지고 주요 프로젝트 지원과 사회자본 레버리지 효과(차입 자본으로 투자해 이익을 발생) 추구가 극대화되는 등의 명확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여러 지역에서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줄었던 7월 특별 채권 발행이 8월의 발행 증가에 영향을 줬으며, 지방정부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대형 건설 프로젝트 착공에 들어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이달 23일 산둥성은 사업 건수 총 797개, 사업 총액 7천54억3천만 위안(약 128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첨단장비·신에너지 등 산업 영역 집중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기초설비 투자는 전년도 동기 대비 6.8% 늘었고, 계획상 총투자액이 1조 위안(약 181조원)을 넘는 대형 사업 투자는 작년보다 10.1% 증가했다.
대형 사업 투자가 전체 투자 증가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보여주는 '공헌율'도 올해 상반기 5.1% 상승해 대형 사업의 투자 유발 효과가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증권일보는 설명했다.
쑹샹칭 부원장은 "특별 채권 발행과 대형 사업의 가속화는 분명히 인프라 투자를 견인하는 효과를 갖는다"며 "도시 인프라 규모를 확대할 수 있고, 민생 서비스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가 계속해서 빚을 끌어다 쓰는 방식은 장기적으론 역효과만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지방정부의 선도적인 투자가 '민간의 참여 유도'에 방점을 찍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투자가 견인 작용을 잘 발휘해 민간 투자의 중대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지방정부의 부채 증가 속도를 낮추고 시장의 신뢰도 적극 높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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