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前 파키스탄 총리, 항소심서 유죄 번복돼 '법적 승리'
법원, 보석 명령도 내렸으나 석방 여부는 불투명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최근 부패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수감된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항소심 재판을 통해 '법적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다른 여러 사건으로 법원의 체포 명령들이 내려진 상황이라 바로 석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29일(현지시간) 칸 전 총리가 지난 5일 부패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것과 관련해 해당 선고의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그의 변호사 나임 판조타가 밝혔다고 현지 일간 돈(Dawn)과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칸 전 총리는 1심에서 재임 시절 받은 선물을 법에 따라 정확히 보고하지 않고 속였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 번복은 칸 전 총리 법률팀이 그가 자신을 변호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은 채 유죄를 선고받았다며 항소한 데 따른 것이다.
고등법원은 이날 칸 전 총리를 보석으로 석방할 것도 명령했다.
그럼에도 그는 살인교사, 국가기밀 유출, 폭력시위 기획 등 수십 개 혐의와 관련해 법원의 체포 명령이 여러 건 내려진 상태여서 석방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슬라마바드 고법의 이번 판결은 발루치스탄 고등법원이 칸 전 총리에 대한 선동 혐의 기소가 부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이유로 사건을 기각한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칸 전 총리로서는 잇단 '법적 승리'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키스탄에서는 이달 초 의회 해산에 따른 총선을 3개월 안에 치르게 돼 있으나 총선일이 확정되지 않는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작년 4월 의회 불신임 가결로 총리직에서 밀려난 칸 전 총리는 총선을 통한 재기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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