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대가?…군부와 손잡은 태국 탁신계 정당 지지도 급락
"다시 선거한다면" 설문조사…프아타이당 선택 10.7% 그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군부 진영과 연대해 집권에 성공한 태국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정당 지지율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타이PBS에 따르면 태국 스리파툼대학교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오늘 다시 선거한다면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탁신계 프아타이당을 선택한 응답자는 10.7%에 불과했다.
전진당(MFP)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49.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프아타이당은 품짜이타이당(14.7%)에 이어 3위였다.
친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 루엄타이쌍찻당(RTSC)은 각각 7.5%, 7.1%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지난 21∼24일 전국 18세 이상 국민 1천25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5월 총선에서는 전진당이 151석으로 제1당에 올랐고, 프아타이당은 141석을 얻었다.
왕실모독죄 개정 등 개혁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킨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함께 정부 구성을 추진했으나, 집권에 실패했다.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섰지만, 군부 진영 상원 의원들의 반대로 의회 총리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의 동맹 관계를 깨고 군부 진영과 협력해 정권을 쥘 수 있게 됐다.
프아타이당은 총선 전에는 "쿠데타 세력과는 연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번에 말을 바꿨다.
15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탁신 전 총리가 지난 22일 귀국했고, 같은 날 프아타이당 소속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됐다.
프아타이당의 '배신'에 다수 유권자가 등을 돌리면서 지지도가 급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에 투표했다고 답한 설문조사 응답자 중 60% 이상이 다음 선거에서는 다른 당을 뽑겠다고 답했다.
51.3%는 프아타이당 대신 전진당에, 10.9%는 또 다른 정당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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