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막 베네치아영화제, 스타 빠지고 스캔들만 가득
할리우드 파업 영향으로 스타 배우들 대거 불참할 듯
'미투' 가해자 폴란스키·앨런·베송 감독 작품 초청받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꼽히는 베네치아 국제영화제가 오는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석호의 리도섬에서 개막해 9월 9일까지 진행된다.
80회째인 올해는 '위플래쉬'(2015), '라라랜드'(2016)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 부문 '베네치아 80'에는 23편이 초청됐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푸어 띵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더 킬러', 마이클 만 감독의 '페라리',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에빌 더즈 낫 이그지스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프리실라',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마에스트로' 등이 경쟁 부문에서 상영된다.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쟁쟁한 초청작들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던 프랑스 영화감독 뤼크 베송의 '도그맨'도 경쟁 부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로만 폴란스키의 '더 팰리스'와 우디 앨런 감독의 '쿠 드 샹스' 역시 베네치아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영화제 개막 전부터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 영화감독 모두 권력관계를 이용한 성범죄로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서 지목됐던 인물들이다.
다수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이 제기된 폴란스키 감독은 수배 중인 미국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한 채 유럽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폴란스키 감독이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앨런 감독은 양녀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앨런 감독은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할리우드에서 사실상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 앨런 감독의 '쿠 드 샹스'는 그의 50번째 영화이자 첫 프랑스어 영화다.
베네치아영화제 예술 감독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미국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베송과 앨런 감독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스키 감독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난 개인의 책임과 예술가의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80회를 맞는 베네치아영화제에는 미국 작가조합(WGA)과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의 동반 파업으로 인해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이 대거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 통신은 "할리우드 파업으로 인해 많은 스타가 불참하고 폴란스키, 앨런과 같은 논란 많은 감독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 있다"며 "스타는 줄고 스캔들만 늘었다"고 전했다.
한편, 제80회 베네치아영화제 개막작으로는 에도아르도 데 안젤리스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사령관'이 선정됐다.
아울러 홍콩 출신의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와 이탈리아 감독 릴리아나 카바니가 평생공로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