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방중 일정 시작…美中, 반도체 수출규제 등 논의
러몬도 "국가안보 수호가 최우선"…중국은 제재 국면 개선 기대감
6월이후 4번째 美 고위인사 방중…美中 정상회의 정지작업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7일 오후 늦게 중국 베이징에 도착, 나흘 동안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러몬도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미중 양국이 첨단 반도체나 희귀광물 등 서로를 겨눈 수출 규제 조치 같은 현안과 의사소통 채널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러몬도 장관이 수출 통제와 양국의 무역 관계를 다룰 실무그룹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이번 방중을 앞두고 여행이나 관광 등 영역에서의 협력 기회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나는 도전들에 관해 매우 현실적이고 분명한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번 방문에서 내 동료들이 앞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국가 안보 수호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러몬도 장관은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를 방문, 현지 공산당 서기와 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만나고, 뉴욕대 상하이 캠퍼스와 디즈니랜드를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경제 제재 및 압박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개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러몬도 장관과 어떤 화제에 관해 토론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우려하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미국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미국과 경제·무역 이견을 해소하고, 실무적인 협력과 심도 있는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 대변인은 이어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본질적으로 호혜적"이라며 "협력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최근 양측의 무역·투자가 일련의 일방·보호주의적 조치 같은 일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에 경제·무역 관련 우려를 전하고, 기업이 무역·투자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공평하고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 발표 직후 27개 중국 기업·단체를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이런 기대감이 더 커지기도 했다.
다만 앞서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때처럼 양국 관계 안정화의 필요성과 의사소통 채널 가동의 공감대를 확인하는 선에서 방중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몬도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에 이어 지난 6월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다.
미국은 최근 잇따라 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보내면서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달 11일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제한됐던 양국 간 여행기 운항을 확대하는 조처가 취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미국 고위 인사들의 잇단 방중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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