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대만 국내 여건, 대중국 방어에 취약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대만의 여러 국내 문제로 인해 중국의 잠재적 침략에 대응할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미 의회조사국(CRS)의 예측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의 아시아 분석가 케이틀린 캠벨은 보고서를 통해 대만의 올해 국방 예산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여러 문제가 중국의 침략에 대응할 방어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만의 올해 국방 예산은 246억달러(32조6천억원)로 2020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대만은 2020년 이후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만의 에너지, 식량, 수도, 인터넷 등 중요한 기반 시설이 외부의 혼란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만 민방위대의 대비 태세는 중국군의 침략을 막기엔 불충분하고, 대만 군대는 신규 병력을 모집하고 유지하면서 훈련시키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보고서는 대만 국민들이 중국의 위협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지도 명확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은 대만산 망고 수입을 금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중국군은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군이 대만 외곽에서 계속 군사 훈련을 하다 보니 중국이 실제로 언제 침공에 나설지 대만이 발 빠르게 포착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국군은 미사일 공격을 비롯해 대만 외곽 지역 점령, 대만 상륙 등에 대비한 군사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는 가장 위험하고 도전적인 작전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와 군함의 잇따른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의 활동에 대해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전술이자,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회색지대 전술'로 분석한다.
이 전술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평시에도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계속하다 보니 실제 대만 침공을 준비하고 있는지 파악할 대만의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이 작전을 임박한 공격을 숨기기 위해 사용한다면 대만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반대로 중국에는 훈련과 정보 수집 기회를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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