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에 중국 이어 홍콩·마카오서도 '소금 사재기'(종합)
홍콩 당국 "요오드 소금, 방사능에 대한 보호 기능 없어…사재기 말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에 이어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오전 일부 지역 슈퍼마켓에서 소금이 품절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오염에 대한 우려로 주민들이 소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 슈퍼마켓에서는 오전 11시께 소금이 동났고 소금을 사러 갔다가 허탕치는 이들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소금을 최소 10봉지씩 사들고 나가는 사람도 목격됐고, 많은 슈퍼마켓에서 저가 소금부터 동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소금을 사지 못한 복모 씨는 SCMP에 "사람들이 소금 사재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소금을 사러 나왔는데 선반이 텅 비었다"고 말했다.
한 슈퍼마켓 직원 리모 씨는 전날까지만 해도 소금 재고가 충분했다면서 사람들이 갑자기 패닉 바잉에 나선 것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 소금은 틀림없이 계속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재입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만 해도 소금이 충분했는데 밤사이 다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식품·환경위생 자문위원회 위원장 케네스 렁 교수는 현지에 공급되는 소금이 오염됐거나 품절될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렁 교수는 "홍콩에서 살 수 있는 식용 소금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에서 수입해온다"며 "만약 주민이 일본 소금을 구매하는 경우라면, 우리는 오염수 관련 일본 10개 지역산 소금의 수입을 이미 모두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오염수 방류로 바다 소금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소금이 방사능을 막는다는 루머도 소금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홍콩 식품안전센터는 이날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소금 섭취가 방사능으로 인한 인체 손상을 효과적으로 막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현재 없다"라며 요오드 첨가 소금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센터는 "요오드 소금에 들어있는 요오드의 양은 극소량으로 요오드 알약 한알만큼을 먹으려면 매일 소금 2.5∼5㎏을 섭취해야 한다"며 "요오드 알약도 방사능 해독제가 아니며 요오드와 나트륨의 과잉 섭취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마카오에서도 소금 사재기가 벌어져 현지 당국이 주민들에게 소금 공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24일 도쿄를 포함해 일본 10개 도(都)·현(縣)으로부터의 모든 종류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같은 날 마카오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육류와 채소 등 해당 10개 지역산 모든 식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앞서 중국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 유명 온라인 쇼핑몰과 일부 지역 슈퍼마켓에서 소금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그러자 중국 소금 산업 국유기업인 중국염업그룹은 성명을 내고 "초과 근무를 하며 생산·배송을 추가하면서 시장 공급을 보장하고 있으니 사회 각계는 이성적으로 소비하고, 맹목적으로 구매에 나서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며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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