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브릭스 가입, 서두르고 싶지 않아…연구 선행돼야"

입력 2023-08-25 11:49
인니 대통령 "브릭스 가입, 서두르고 싶지 않아…연구 선행돼야"

관심의향서 안 내…반미 노선 합류로 비칠까 우려도

"세계 경제 질서 불공평…개발도상국 단결해 권리 위해 싸워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6개국을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인 가운데 당초 가입이 유력하던 인도네시아는 처음부터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공을 방문 중인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영상 성명을 통해 "브릭스 신규 회원국이 되려면 관심 의향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는 서한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브릭스 회원국과의 관계가 좋고 특히 경제 분야에서 매우 돈독한 사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브릭스 가입을 검토중이지만 서두르고 싶지 않다. 연구가 먼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15위권인 인도네시아는 브릭스가 회원국을 확대할 때 가장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혔다. 특히 브라질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브릭스 가입을 주저한 것은 비동맹 중립주의라는 인도네시아의 외교 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의 경제적·정치적 외연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브릭스를 미국과 서방 중심의 주요 7개국(G7) 모임의 대항마로 키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브릭스에 가입할 경우 반미·반서방 노선에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부담에 인도네시아가 일단 가입을 보류한 것이다.

다만 조코위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 질서가 매우 불공평하다며 개발도상국들이 평등하고 포용적인 협력을 옹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개발도상국들이 단결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며 "무역 차별은 거부돼야 하며 하류 산업 지원 정책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광물 가공 산업을 키우기 위해 니켈과 보크사이트 등의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대신 정·제련소를 세워 제품 형태로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유럽연합(EU)은 니켈 수출 금지 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라며 제소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수출 규제가 자유로운 무역을 방해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