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지지율 2·3위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 거론
커원저 후보 "가장 개방적 태도로 다른 당과 합의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가운데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가장 개방적인 태도로 다른 당과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서 주목된다.
25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커 후보는 전날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의 통합 여부에 대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한 뒤 무엇보다 소통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는 국민당 허우 후보와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등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를 포함한 대만 총통선거의 기존 3파전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은 커 후보가 원한다면 기꺼이 마주 앉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두 당 간에 모종의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커 후보는 민중당의 총통 후보이자 주석을 겸하고 있어, 논의가 시작되면 커 후보와 주 주석이 마주 앉을 공산이 크다.
지난 5월 선거전이 본격화한 이후 커 후보는 친미 독립 성향의 민진당 라이 후보, 친중 세력인 국민당의 허우 후보와 달리 중립성을 강조해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다가 근래 주춤하는 추세다.
대만 메이리다오 전자보가 지난 11일과 14∼15일 20세 이상 성인 1천2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선전화 조사 결과, 커 후보는 21.7%로 허우 후보(21.9%)에 다소 밀렸다. 이 조사에서 라이 후보는 35.7%의 지지율로 1위를 지켰다.
지난 6월 이후 월별 지지율 추이를 보면 라이 후보가 35% 이상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커 후보는 28.6%, 24%, 21.7%로 하락세이고, 허우 후보는 17.1%, 19.9%, 21.9%로 점차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국민당 경선에서 허우 후보와 막판까지 경쟁했다가 고배를 마신 궈타이밍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창업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여서 야권 표가 더 분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커 후보는 지난달 31일 난터우시를 방문해 가진 좌담회에서 국민당 소속의 현지 지방의원으로부터 "정당 간 협력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일의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그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謨事在人, 成事在天)"라고 답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커 후보가 허우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2016년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양안 간 교류를 중단한 채 대만 정권 교체를 갈망해온 중국은 대만 총통선거의 지지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국민당 허우 후보를 지지하지만, 여타 야당 후보와의 연대 또는 단일화를 통해서라도 민진당 라이 후보의 패배를 끌어내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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