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모스크바 향해 장거리 미사일 쐈나…러 "요격" 주장
러 국방부 "칼루가 상공서 파괴"…우크라 국경서 500㎞ 거리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국방부는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개량한 S-200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의 민간 시설을 타격하려 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보도문에서 "오늘 새벽 러시아 본토 민간시설에 개량된 방공미사일 S-200으로 테러 공격을 가하려던 우크라이나 정권의 시도를 차단했다"면서 "미사일이 칼루가주 상공에서 방공자산에 포착돼 파괴됐다"고 밝혔다.
칼루가주는 모스크바 남서쪽에 접해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는 거리가 500km 이상 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목표로 했던 민간 시설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사상자 보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같은 주장에 내놓은 언급은 현재까지는 없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그 주변에 잇따라 S-200 미사일 공격을 시도한 바 있다.
S-200은 옛 소련 시절인 1960년대에 개발된 장거리 방공 미사일로 폭격기나 다른 공격 미사일 요격용으로 쓰인다.
이 미사일을 공격용으로 개조할 경우 600km 사거리 타격까지 가능하다고 러시아 공군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날 미사일 공격 시도와 관련 모스크바 주변 주요 국제공항들이 일시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항공 당국자는 타스 통신에 모스크바 주변의 국제공항인 브누코보(모스크바 남서쪽 외곽), 도모데도보(남동쪽 외곽) 등이 일시적으로 항공기들의 이착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부 지상 항공기들이 대기 구역으로 이동했고, 착륙을 위해 해당 공항들로 접근하던 항공기들은 모스크바 북쪽의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으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항공 당국은 공항 일시 폐쇄 원인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두 공항이 S-200 미사일이 요격된 칼루가주에서 멀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공항 폐쇄가 미사일 공격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칼루가주와 인근 툴라주 주민들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새벽에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발생한 폭발음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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