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고졸 웨이트리스가 수학 가르치기도…美 교사부족 심각
스트레스·저임금에 이직률↑…학위 없어도 채용 가능한 임시교사로 대체
통학버스 운전사 등 일반직도 부족…학교들, 주4일제 등 대책 강구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에서 교사를 구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자격이 부족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안 응우옌 캔자스주립대 교육학 교수팀은 미국 37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DC에서 2021∼2022학년도에 교사 3만6천500명이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했다.
응우옌 교수팀이 최근 집계를 업데이트한 결과 교사 결원이 2022∼2023 학년도에 4만9천명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일부 주는 비상대책을 강구해 교사를 충원함으로써 교사 결원은 감소했으나 교사 자격에 대한 논란과 우려를 불러왔다.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교사를 구하기 힘들어진 여러 주가 고육지책으로 교사 자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사가 전문성이 없는 분야를 가르치거나, 아예 대학 학위도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인주에 있는 찰스 M. 섬너 교육 캠퍼스의 잭슨 그린 교장은 자격이 충분한 교사를 찾지 못해 결원의 약 80%를 장기 임시교사로 채웠다.
장기 임시교사는 대학 학위나 교사 교육 수료증이 없어도 채용이 가능해 충원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린 교장은 작년에 수학 교사를 구할 수 없어 지역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고졸 여성을 고용하기까지 했다.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교사들은 교육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 자주 그만두기도 한다.
응우옌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2021∼2022 학년도에 34개 주에서 교사 이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4%로 증가했다.
랜드연구소가 지난 1월에 실시한 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거의 4분의 1이 학년이 끝나는 대로 그만둘 계획이라고 답했는데 이들은 스트레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이유로 들었다.
각급 학교들은 교사뿐 아니라 일반 직원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학군에서는 통학버스를 운전할 기사가 부족해 학생들이 더 일찍 버스를 타야 하며, 수업을 마친 뒤 귀가 시간도 늦어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제퍼슨 카운티 공립학교는 통학버스 시스템을 새로 도입한 이후 버스가 학생들을 잘못된 학교에 내려주거나, 해가 진 이후에 집으로 데려다주는 일이 발생해 개교를 한 주 연기했다.
교사 임금이 낮고 학생 인구에 유색인종과 가난한 이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교사 부족이 심각하다.
교육부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10월 전체 공립학교의 45%에서 최소 1명의 교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저소득층이 많은 학교에서는 그 비율이 57%에 달했다.
유색인종이 학생 인구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 중에는 60%가 최소 1명의 교사 결원이 있었다.
이에 일부 학교는 주4일제를 도입하는 등 교사 유치에 더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주리주의 인디펜던스 학군은 작년 주4일제를 발표한 이후 지원자가 4배로 늘었다.
교육부도 교사 인력 확충을 위해 학생이 대학 학위와 교사 자격증을 따는 동안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도록 학비 등을 지원하는 수습교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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