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시장 '폭풍' 확대…1분기 14% 이어 2분기 171% 급등
점유율 80% 엔비디아 2분기 실적으로 확인…시장 예상 상회
황 엔비디아 CEO "전 세계 1조 달러 데이터센터 생성형 AI 전환 과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전 세계 기업들이 AI 기술 경쟁에 뛰어들면서 AI 칩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23일(현지시간) 1분기에 이어 다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이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를 약 10% 상회한 데 이어 이번 2분기 매출은 20% 웃돈 것이다.
엔비디아는 A100과 H100을 통해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AI 칩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칩의 수요를 나타내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은 지난 1분기 42억8천 달러(5조6천70억원)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2분기에는 103억2천만 달러(13조7천772억원)의 매출을 나타내며 1년 전보다 무려 171%가 증가했다. 1분기에 비해서도 15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사람처럼 묻고 답하는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고성능 AI 칩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 확대는 예상돼 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H100과 같은 제품에 대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속도는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엔비디아도 당초 2분기 매출이 110억 달러(14조6천85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매출은 그보다 20%가 늘었다.
3분기 전체 매출은 약 160억 달러(21조3천600억원)로 월가 예상치 126억1천만 달러(16조8천343억원)를 20% 이상 웃돈다.
실제 매출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개당 4만 달러(5천320만원)에 이르는 H100은 이미 2024년 생산분에 대한 판매까지도 예약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 확대는 AI 스타트업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성능 AI 칩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사우디가 H100을 최소 3천개 구매하고, 아랍에미리트(UAE)도 수천개의 칩을 확보하는 등 오일 머니도 가세했다.
중국 기업도 미국의 추가 수출 억제 조치가 실행되기 전에 칩을 비축하기 위해 서둘러 주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칩 시장 수요는 당분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100 생산을 올해 50만대로, 내년에는 150만대에서 200만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H100보다 앞선 차세대 AI 칩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내년 2분기부터 생산하기로 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라이벌로 꼽히는 AMD도 올해 4분기부터 자체 최신 MI300 AI 칩의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AI에 대한 지출이 매년 평균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전 세계에는 클라우드 등 약 1조 달러(1천335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설치돼 있다"며 "이런 규모의 데이터 센터는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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