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문제, 머스크에겐 고통·미 연준에는 안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해외 투자 축소시 신흥국서 대중국 여론 바뀔 수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중국의 경제 문제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에겐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겐 안도감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2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문제가 세계에 의미하는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중국 경기 둔화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20%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나 무려 3분의 2에 달하는 칩 제조업체 퀄컴 같은 기업엔 고통의 원인이다.
특히 원자재 수출국들은 중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잠비아는 중국으로 구리 등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고 호주도 주요 석탄과 철 수출국이다.
중국은 세계 석유의 20%, 정제된 구리·니켈·아연의 절반, 철광석의 60% 이상을 삼킨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러나 경기 둔화가 위기로 확산하지 않으면 고통을 겪는 분야도 일부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 일본의 모든 상장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4∼8%에 불과하다.
국가별로 미국·영국·프랑스·스페인은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1∼2%다. 중국 수출 비중이 4%에 달하는 독일도 중국이 붕괴할 정도라야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평가했다.
또 현재 다른 국가들의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상황에서 중국 경기 둔화는 원자재 수요 감소, 가격 하락, 수입 비용 감소 등을 뜻하고, 이는 연준 등 중앙은행의 물가 대응 부담이 줄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많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이미 상당히 높여놨고 더 많이 올리고 싶어하진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다만 중국 부동산이 붕괴하고 경제가 경착륙하면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018년 연구에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7%에서 -1%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며 세계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유한 국가 통화 가치가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이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해외 투자와 대출을 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세계가 중국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부유한 국가에선 대체로 중국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이었지만 케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국가에선 훨씬 우호적이고 중국 투자를 환영했는데, 1년 후에도 계속 그럴지 의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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