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브릭스에 개도국 더 참여해야…경제강압 함께 반대하자"
美 제재·포위망 맞서 '우군 확보' 제스처…경제·과학 협력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흥 경제국들의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문호를 개발도상국들에 더 열자고 제안했다.
시진핑 주석은 23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많은 개발도상국이 브릭스 협력 구조에 가입을 신청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며 "개방과 포용, 협력, 호혜의 브릭스 정신을 견지하면서 더 많은 국가가 브릭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세계는 새로운 격동과 변혁의 시기에 접어들어 대조정과 대분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있고,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브릭스 국가들은 국제 구도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글로벌 전략 경쟁 속에 미국이 수출 통제 등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한미일 협력 등 포위망을 구축하자 '다자주의'를 전면에 내걸면서 브릭스 등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우군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전날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폐막사에서 "어떤 나라는 패권적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로 사실상 미국을 직접 비판했던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의에서도 브릭스를 중심으로 신흥국과 개도국을 묶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를 지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 '소그룹'과 '소집단'에 반대해야 한다"며 "신개발은행(NDB)의 역할을 발휘해 국제 금융·통화 시스템을 개혁하고, 개발도상국들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경제·금융과 안보, 인문 교류 같은 영역에서 브릭스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는 발전의 길을 함께 걸어야 하고 디커플링(공급망 등 단절)과 경제적 강압에 반대해야 한다"며 "실무적 협력, 특히 디지털경제와 녹색성장, 공급망 등에서 실용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브릭스 신시대 과학 혁신 인큐베이션 파크'를 만들고 '브릭스 원격탐사 위성·성좌(별자리)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브릭스 글로벌 원격탐사 위성 데이터·응용 협력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당사국들이 함께 '브릭스 지속 가능 산업 교류 협력 메커니즘'을 만들고, 인공지능(AI) 연구와 교육 협력도 확대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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