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딸 간호 때문에 며칠간 정치일정 소화 못해"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뉴질랜드 노동당 내각의 크리스 힙킨스 총리가 병원에 입원한 어린 딸을 간호하기 위해 며칠간 자신의 정치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23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힙킨스 총리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짤막한 글에서 지금부터 이틀 정도 일부 정치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게 됐다며 병원에 입원한 딸(4)의 간호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힙킨스 총리는 "통상적으로 나는 내 아이들이 대중의 시선을 받지 않고 자라기를 원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그러나 가끔 불가피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 아이 두 명이 모두 폰빌레브란트병이라는 혈액 질환을 앓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가끔 코에서 피가 나고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네 살 난 딸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며 "따라서 이 시간 이후는 아이의 병간호에 집중하면서 병원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힙킨스 총리는 "곧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틀 정도 자신의 부재중에 몇몇 일정을 대신 소화해줄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헌혈자들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많은 뉴질랜드인이 헌혈자들의 고결한 마음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우리 딸과 같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든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가족들의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힙킨스 총리는 지난 1월 총리에 취임할 때 부인과의 별거 사실을 공개하면서 부인과 두 자녀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대중에게 요청한 바 있다.
그는 "국회의원과 공인으로서 정치를 하면서도 가족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해왔다"며 "나는 우리 아이들이 보통의 뉴질랜드 아이들처럼 자라기를 바란다. 그들이 실수도 하고 5백만 국민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배우고 자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그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나 매체 등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나 자신은 공공재로 모든 걸 다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내 가족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45세인 힙킨스 총리는 별거 중인 부인과의 사이에 유치원에 다니는 딸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6)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힙킨스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오는 10월 14일 뉴질랜드 총선을 앞두고 각종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야당인 국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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