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선 실시…현 대통령·제1야당 대표 '2파전'(종합)
일부 투표소, 투표용지 늦게 도착해 2∼3시간씩 지연
개표결과 늦어도 28일 발표…결선 투표 여부 주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부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 23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짐바브웨 전역에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줄을 길게 섰다.
그러나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늦게 도착하는 등 2∼3시간씩 투표가 지연되기도 했다고 현지 선거 참관단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와 현지 주재 일부 국가의 대사관 관계자들은 선거 참관단으로 이날 짐바브웨에서 선거 감시 활동을 벌였다.
일부 야당 거점 지역에서는 투표 개시가 최장 10시간 지연된 투표소도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투표는 전국 1만2천300여개 투표소에서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투표가 늦게 시작된 일부 투표소는 그만큼 연장됐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연되지 않은 투표소도 오후 7시까지 줄을 선 유권자는 투표를 마칠 수 있도록 했다.
닉 망과나 정부 대변인은 AFP 통신에 "모든 국민이 유권자들의 선택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1천600만 명이 넘는 짐바브웨 국민 가운데 선관위에 등록된 유권자는 662만3천여 명이다.
대선 개표 결과는 28일께(5일 이내) 나올 예정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017년 군부 쿠데타로 퇴진한 이후 두 번째 선거다.
총 11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사실상 에머슨 음낭가과(80) 현 대통령과 제1야당의 넬슨 차미사(45) 대표의 2파전이다.
과거 과격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라는 별명을 얻은 음낭가과 대통령은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탄탄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1960∼1970년대 백인 정권에 맞서 무가베와 독립투쟁을 함께한 그는 1980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보안·재무·법무·국방장관과 부통령을 지낸 노련한 지도자다.
반면 1978년생인 차미사 대표는 변호사 겸 목사 출신의 달변가로 젊음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8년 대선에서 야당 연합인 민주변화동맹(MDC) 후보로 출마해 음낭가과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한 그는 작년 1월 '변화를위한시민연합당'(CCC)을 창당하고 두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발표된 2개의 여론조사도 하나는 음낭가과 대통령의 승리를, 다른 하나는 차미사 대표의 승리를 각각 예측하는 등 접전이 예상돼 결선 투표 여부가 주목된다.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 회복이다.
짐바브웨 국민은 오랫동안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한편 짐바브웨 상원 80석과 하원 270석을 뽑는 상·하의원 총선과 2천명에 가까운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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