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 우울한 경제 전망에 비필수 지출 억제"
PwC 보고서 "소비욕구 감소·미래 불확실성에 소비 습관 조정"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소비자들이 우울한 경제 전망에 소비 습관을 조정하고 있다고 컨설팅업체 PwC가 분석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PwC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재정적 우려의 정도가 다른 나라 소비자들에 비해 덜하지만 그들은 비필수 지출을 억제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의 위안화 약세, 부동산과 증시의 부진, 기록적인 청년 실업률이 어우러져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을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들은 금융 불확실성의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신뢰를 더욱 약화하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의 위험을 고조시킨다"고 덧붙였다.
PwC의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는 가운데 발간돼 주목된다고 SCMP는 짚었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로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PwC는 2021년 이후 연간 두 차례 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25개국 9천명의 소비자를 설문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는 소비 욕구 감소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좀 더 똑똑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충동구매를 하는 경향이 덜하며 판촉 행사뿐만 아니라 제품의 품질과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 한가지 분야는 여행으로, 다른 나라 소비자들보다 여행에 더 많이 지출하겠다고 응답했다.
약 62%의 중국 응답자가 여행 관련 활동의 지출을 조금 혹은 많이 늘리겠다고 답해 글로벌 응답자 평균(40%)보다 많았다.
특히 중국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하반기에 해외여행을 매우 하고 싶다고 답해 글로벌 응답자 평균(44%)보다 많았다.
중국 국내에서 상반기 소비를 견인한 것은 주로 요식업, 사치품, 의류, 신발이었다.
요식업계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21.4% 늘었고 사치품은 17.5%, 의류와 신발은 12.8%씩 늘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또한 필수품 구매 방식에서도 더 현명해져 소셜미디어나 라이브 상품 판매 방송의 판촉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 행동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좀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 가치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여행객들의 홍콩에서의 소비 습관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쇼핑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더 많은 중국 여행객이 홍콩에서 문화적 활동에 대한 지출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이 하이난섬을 면세 지역으로 육성하는 가운데 홍콩달러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여행객들이 홍콩에서 예전만큼 사치품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 본토 여행객들의 홍콩 방문과 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홍콩은 동남아 신흥 중산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상반기 홍콩의 소매판매는 당국의 소비 바우처 프로그램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20.7% 증가했지만, 하반기는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콩 주민들 역시 해외여행에서 더 지출할 것으로 보여 국내 소비는 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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