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서 이색 '하수로 관광' 나섰던 8명 폭우에 참변

입력 2023-08-23 09:33
수정 2023-08-23 17:20
러 모스크바서 이색 '하수로 관광' 나섰던 8명 폭우에 참변

지하시설 탐험 즐기는 '디거' 관광객…"갑작스런 폭우에 휩쓸려"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하 하수로를 구경하는 '이색 관광'에 나섰던 일행 8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광 가이드 1명과 다른 참가자 7명이 지난 20일 모스크바 도심을 관통해 흐르는 모스크바강의 지류인 네글린카강 지하 하수로 관광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관광객들이 지하에 머무는 동안 시내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지하 하수로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네글리카강은 모스크바 시내 북부에서 지하를 따라 도심 쪽으로 흘러 시내 중심의 크렘린궁 근처에서 모스크바강에 합류한다. 강의 대부분은 지하 하수로로 돼 있다.

희생자들은 크렘린궁 인근의 자랴디예 공원에 접한 모스크바강에서 잠수부들에 의해 발견됐는데, 하수로에서 급류에 쓸려 나와 모스크바강으로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선 지하 시설 탐험을 즐기는 '디거'(digger)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여러 여행사가 이런 관광을 특별 상품으로 내놓기도 한다.

현지 언론은 당초 네글린카강 디거 관광에 20여명이 등록했다가 폭우 예보로 다수가 취소했다고 전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수색 작업을 마치고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번 사건을 "끔찍한 비극"이라고 묘사했다.

수사당국은 디거 관광을 조직한 여행사 사장과 직원 1명 등 2명을 체포하고 아랍에미리트(UAE)로 도주한 다른 1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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