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회피 위해 허위진단…우크라 전국 모병사무소 일제 압수수색
검찰청 "전국 대부분 지역서 대규모 부패 혐의 적발"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국 병무청장을 전원 해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국 모병사무소 200여 곳에 대한 일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21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은 이날 성명에서 "법 집행관들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규모 부패 혐의를 적발했다"며 "현재 전국 200여 곳의 모병사무소에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병 담당자들이 징집 대상자들이 장애 진단서를 발급받거나 일시적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줄곧 공공 및 정치 부문의 부패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부패감시 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는 2021년 우크라이나의 '부패인식지수'(CPI)가 세계 180개국 가운데 120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원하는 서방의 신뢰를 얻고 유럽연합(EU) 가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패와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병무청장 가족이 스페인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차와 자산을 보유하는 등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병무청장을 즉각 해임하는 한편 전국 병무청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도록 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감사 결과 부정 축재나 징병 대상자의 국외 도피 알선 등 권한 남용 사례들이 드러났다면서 전국 병무청장 전원을 해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병 체계는 전쟁이 무엇인지, 전쟁 중 냉소주의와 뇌물이 왜 반역인지 정확히 아는 이들이 운영해야 한다"며 신임 병무청장들에 대해 전투 경험을 갖추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신원 조사를 통과하도록 조건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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