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vs JW중외제약…혈우병 치료제 이상사례 두고 충돌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국내 혈우병 치료제의 '양대 산맥'인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이 날 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 회사 치료제의 혈전 이상 사례가 더 많다고 주장하면서 반박에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설전은 GC녹십자가 전날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시작했다.
GC녹십자는 JW중외제약의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자사 혈우병 치료제와 동일한 형태의 '8인자 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자사 연구진이 지난 2018~2022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을 분석한 결과,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총 2천383건 중 혈전 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사례의 4.07%를 차지한 반면, 8인자 제제는 1.44%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헴브리라의 이상사례 보고율이 8인자 제제보다 2.83배 높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GC녹십자는 지난 3월 출판된 유럽의약품안전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8인자 제제보다 약 2.77배 높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이 같은 내용을 출혈 장애에 대한 국제 학회인 미국출혈장애학회(BDC)에서 발표했다.
이에 JW중외제약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JW중외제약은 "각 제품의 출시 시점, 작용기전, 보고 기준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하지 않고 경쟁사 약을 직접 언급하며 공식적으로 폄하하면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주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녹십자가 발표한 데이터의 출처인 FDA FAERS는 자발적 이상사례 보고 시스템으로, 전체 약제의 이상사례가 모두 수집되지는 않는다"며 "이상사례의 중복과 보고가 누락된 이상사례 등은 확인할 수 없는 자료"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품 간 이상반응 발생률을 비교하려면 각 제품의 총 투여환자 수 대비 이상사례 발생 수가 필요한데, GC녹십자는 이 숫자가 아닌 전체 이상사례 수인 2천383건 대비 혈전 이상사례를 계산해 비약적 해석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헴리브라 51%, 8인자 제제 49% 정도로 비슷한 상황에서 전체 이상사례 수는 8인자 제제가 9천324건으로 헴리브라에 비해 3배 이상 많다고 덧붙였다. 혈전 이상사례도 8인자 제제의 경우가 134건으로 더 많다고 했다.
JW중외제약은 특히 중대한 이상반응도 8인자 제제 쪽이 더 많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같은 데이터에서 조사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헴리브라 2천383건 중 1천545건(64.8%), 8인자 제제 9천324건 중 7천675건(82.3%)으로 숫자와 비율 모두 8인자 제제에서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JW중외제약의 반박에 GC녹십자도 입장문을 내어 "이번 연구 발표는 특정 회사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폄하하고자 함이 아니"라며 "다양한 혈우병 신약 출시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안전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연구자적 관점에서 진행된 것임을 양지하여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는 보고된 총 이상사례 중 혈전 이상사례 비율을 비교한 것이지 이상반응 발생률을 비교한 연구가 아니라며 타당한 해석을 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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