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미 은행 5곳 신용등급 강등…"자금조달 위험·수익성 약화"(종합)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은행 5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일부 은행의 등급 전망도 낮추면서 자금 조달 리스크(위험)와 수익성 약화로 업계의 신용 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P는 자금 조달 위험과 '핫머니'의 일종인 중개예금(Brokered deposits)에 대한 높은 의존을 이유로 어소시에이티드 뱅코프와 밸리내셔널뱅코프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중개예금은 고객들에게 고금리 예금증서를 판매한 메릴린치와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위탁받은 중개회사들이 이를 높은 금리로 지역 은행 또는 소규모 은행에 예치시키는 돈을 말한다.
또 대규모 예금 인출과 만연된 고금리 등을 이유로 UMB파이낸셜 코프, 코메리카뱅크, 키코프의 등급도 한 계단씩 낮췄다.
S&P는 요약 보고서에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많은 미국 은행의 자금조달과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험에 가입한 은행들의 예금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 긴축"을 하는 한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는 또 높은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이유로 S&T은행과 리버시티은행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S&P는 코메리카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평균 예금 잔고가 140억 달러(약 18조7천억 원) 감소한 것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상업 및 무보험 예금 비중이 등급을 하향한 이유라고 설명한 뒤 강등된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자신들이 평가한 은행 가운데 90%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나머지 10%가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았으며, '긍정적' 전망을 가진 은행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무디스도 이달 초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낮추고 BNY멜론은행, US뱅코프,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대형은행 6곳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으로 미국 은행 부문의 신뢰에 위기가 촉발됐으며, 당국이 신뢰 회복을 위한 비상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여러 지역 은행에서 예금 인출사태가 발생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