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전경련 회장 "과거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 끊을 것"(종합)
정경유착 과오 극복 의지 밝혀…"과거와 결별 못하면 신뢰 회복 어려워"
"국정농단 같은 일 다시 일어나지 않게 장치 만들 자신있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승연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22일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나아가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조직 혁신과제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추대된 뒤 취임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경영 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승인하면 류 회장의 공식 직함은 한경협 회장이 된다. 전경련은 이날 총회에서 한경협으로 명칭 변경을 포함한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산업부 승인은 내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류 회장은 과거 전경련의 정경유착 재발을 막을 실천 방안으로 윤리위원회 설치를 제시했다. 윤리위원회는 전경련 집행부와 사무국이 추진하는 사업이 회원사에 유무형의 외압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류 회장은 윤리위 기능에 대해 "일정액이 넘는 기금은 윤리위에서 반대하면 (추진을) 할 수는 없다"며 "위원 5명 구성을 한꺼번에 발표할 텐데 실망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그런 사건이 터진 게 부끄럽고 아쉽다"며 "저도 그때 부회장이었고 그런 걸 봤기 때문에 지금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장치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과거 정치권에 몸담은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을 전경련 고문으로 두기로 한 것이 정치인의 단체 활동 관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 지적에는 "회장 대행을 했으니 예외적으로 고문을 맡는 것이고, 정치인을 고문으로 쓰는 일은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정경유착 과거 청산을 통한 신뢰성 회복과 더불어 한국 경제의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고, 국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사업과 기업들을 아우르는 쪽으로 단체 외연을 확장하고, 다른 경제단체와 교류·협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경제계에서 신뢰받는 중추 단체로 거듭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류 회장은 전경련을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탈바꿈한다는 목표와 관련해 "다른 기업에도 있는 다수의 경제연구원과 협업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와 필요한 정보를 가져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 다루는 정보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지금 우리의 최상위 과제는 국민 신뢰 회복이고, 여기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회원 여러분이 국가 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결단한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풍산그룹의 재계 서열이 높지 않아 재계 대표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큰 재벌이 아니라 중간에 있어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데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고자 4대 그룹 오너들을 접촉한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4대 그룹) 선친들을 다 안다"며 "(전경련이) 우리나라의 역사였다가 지금 불미스럽게 와 있는데, 국민이 존경하고 기대할 수 있는 경제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게 제 생각이었고 (오너들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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