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전 총리 기다리는 '레드 셔츠'…"그의 귀국은 축복"
15년간 해외도피 탁신, 22일 귀국 예고…지지자들 대거 공항 환영 준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15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2일 귀국을 예고하자 그를 기다려온 전국의 지지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탁신은 이미 여러 차례 귀국 계획을 번복했지만, 지지자들은 "이번에는 진짜"라며 공항에 집결할 계획을 짜고 있다.
21일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레드 셔츠'로 불리는 그의 지지자들은 탁신의 귀국일 전국 각지에서 방콕 돈므앙 공항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북동부 콘깬주의 레드 셔츠 대표 빤와디 딴띠시린은 "17년간 탁신의 귀국을 기다려왔다"며 버스 등 차량 15대로 방콕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탁신만이 태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복귀는 축복"이라며 태국에 대한 탁신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콘라차시마주 지지자 대표 와타나차이 수엡시리붓은 "탁신의 귀국 일정을 알게 된 후 매우 기쁘고 흥분됐다"며 공항에 나가기 위해 300여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아유타야주 지지자 대표인 마이유리 사위따사이는 "지역 지지자 500∼800명이 방콕으로 떠날 것"이라며 공항에 모일 사람들을 위해 도시락 1만개와 생수 2만병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탁신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은 탁신이 22일 오전 9시에 돈므앙 공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SNS)에 밝힌 바 있다.
2001년 총리로 선출된 탁신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 등 이른바 레드 셔츠 지지층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들의 지지로 프아타이당 등 탁신계 정당은 2000년대 들어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지난 5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전진당(MFP)에 제1당 자리를 내줬다.
반면에 탁신은 그의 가족기업인 친코퍼레이션을 세금을 내지 않고 매각한 일과 각종 부정부패 의혹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태국은 그간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로 대표되는 친(親)탁신, 반(反)탁신 세력의 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유혈 충돌도 벌어졌다.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은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각종 혐의로 총 12년 형을 선고받았고,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제외하면 10년형이 남아 있다.
탁신이 22일 귀국해도 공항의 레드 셔츠 지지자들과 만나지는 못한다.
태국 당국은 탁신이 전용기를 타고 귀국하면 공항에서 즉시 체포할 계획이다. 이후 탁신은 법원에서 투옥 명령을 받은 뒤 방콕 짜뚜짝 지역의 끌롱 쁘렘 중앙 교도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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