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찰 "테네리페섬 산불, 방화 가능성"
116㎢ 태우고 마을 11곳 위협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6일간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의 산불이 방화로 인해 발생했다는 현지 경찰의 추정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이날 테네리페섬 산불이 방화로 인해 시작됐다는 경찰의 확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클라비호 주지사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용의자 체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명 휴양지인 테네리페섬에서는 지난 15일 밤 북쪽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로 소나무 숲과 관목지대 1만1천600헥타르(116㎢)가 불탔다.
산불은 북동부 가파른 산악지대를 따라 형성된 마을 11곳을 위협하고 있으며 마을 19곳은 대기질 악화로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졌다.
발화 지역은 섬 남서부에 위치한 관광 지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섬 중앙 테이데 화산 국립공원의 주 운영 호텔에는 대피령이 발동됐다.
로사 다빌라 테네리페 카운슬 회장은 산불 시작 이후 현재까지 1만2천명 이상이 대피했고, 부상자나 주택 피해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지난 5일간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날 밤부터 기상 상황이 나아져 진화 작업에도 진전이 보인다고 밝혔다.
다빌라는 "지난밤도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소방대원들의 노력으로 결과가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소방대원과 군병력 400여명과 진화용 헬기 및 항공기 23대가 투입돼 산불 확산을 막고 있다.
테네리페섬은 최근 수년간 기후변화로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평년을 밑도는 강수량을 기록해왔다.
스페인 기상청은 테네리페섬의 다음 주 평균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맴돌 것으로 관측했다.
스페인 본토에서도 이날부터 24일까지 폭염이 계속되며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의 산불 피해 규모는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가장 컸다.
지난달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에서도 산불로 4천500헥타르가 불타고 2천여명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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