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근접 허리케인 세력 약화…폭우 몰고와 홍수 위험
강수량 최대 15㎝ 예보…LA 동쪽 샌버너디노에 대피령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남서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허리케인이 캘리포니아주에 근접해 세력이 약해졌지만,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돼 여전히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미 서부시간) 기준으로 멕시코 북단 바하 칼리포르니아에 상륙한 허리케인 힐러리(Hilary)는 최대 풍속이 시속 70마일(110㎞)로 줄어들어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됐다.
지난 18일에는 최고 풍속이 시속 145마일(233㎞)에 달하는 4등급 허리케인으로 관측됐지만, 멕시코 서부를 따라 북상하면서 세력이 크게 약해졌다.
멕시코 정부는 허리케인 경보를 열대성 폭풍 경보로 하향 조정했다.
힐러리는 현재 북서쪽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며, 이날 오후 캘리포니아 남부를 가로질러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힐러리가 폭우를 동반해 국지적으로 돌발성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 오전까지 미 남서부 전역에 큰비가 내리고, 남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3∼6인치(7∼15㎝)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또 남부 캘리포니아 인근 해상에서는 높은 파도와 이안류(rip current·역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서핑이나 물놀이를 자제해 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의 동부 해안 산타 로살리아 마을에서 강물이 범람하면서 1명이 휩쓸려 익사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폭풍과 폭우에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샌디에이고와 LA 일대에는 이미 비가 내리고 있다.
LA 동쪽에 있는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실은 전날 저녁 관내 지역인 오크 글렌과 포레스트 폴스 등의 주민들에게 폭우 위험에 따른 대피 명령을 내렸다.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열대성 폭풍이 상륙한 것은 1997년 '노라' 이후 2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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