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교장관 "핵추진 잠수함, 중국 억제 역할 할 것"

입력 2023-08-20 13:55
호주 외교장관 "핵추진 잠수함, 중국 억제 역할 할 것"

국방장관 "중국 10년 내 핵추진 잠수함 21척 보유"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웡 장관은 2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출연해 호주가 왜 핵 추진 잠수함을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중국도 잠수함과 군함을 건조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는 이 지역에서 전략적 균형이 변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더 어려운 전략적 상황을 맞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라며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해야 할 일은 이 지역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웡 장관은 "중국을 비롯해 어떤 나라도 호주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변해야 하며 억제와 보험 장치들을 통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 3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파트너십에 따라 2050년대 중반까지 핵 추진 잠수함 8척을 호주에서 건조하기로 했다. 또 미국은 2030년대 초까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3∼5대를 호주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집권당인 노동당 내에서도 호주 정부가 중국과 갈등을 일으키고 핵확산 조약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지난 18일 열린 노동당 전국 전당 대회에서 조시 윌슨 하원의원은 "핵 추진 잠수함은 분명 억지력이 있지만, 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리처드 말스 국방부 장관은 "2000년에 중국은 6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했고, 앞으로 10년 내 21척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핵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당원들의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반대 의견에도 호주 정부는 중국을 겨냥해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비롯해 각종 군사력 강화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18일 호주가 록히드 마틴이 만든 M142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22기 등 9억7천500만 달러(약 1조3천억원) 어치의 무기 판매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호주는 이를 통해 국토방위를 강화하고 핵심 인프라에 대한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조만간 미 의회에 판매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미국과 호주는 외교·국방장관 회의 후 호주에서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시스템(GMLRS)을 공동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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