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성과급 'RSU' 도입 확대…한화·두산 등 임원보수에 포함
성과 등에 따른 자사주, 일정기간 지나야 지급액 확정…"책임경영 차원"
한화 김동관 부회장, 상반기 수령 RSU 평가액 약 130억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성과급을 수년 후 주식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이 확대되면서 RSU가 주요 기업 임원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한화솔루션,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 3곳에서 보수로 총 46억200만원을 받았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이 보수 총액에 포함되지 않는 보수로 RSU를 받았다. 계열사별로 받은 RSU는 ㈜한화 16만6천4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만5천2주, 한화솔루션 4만8천101주 등이다.
다만 RSU는 아직 지급액이 확정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의 권리 행사가 가능해지는 시점인 2033년 1월 주가에 따라 최종 지급액이 확정된다.
즉 김 부회장이 받은 RSU의 평가 가치는 10년 후 주가가 오르면 불어나고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줄어들게 된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김 부회장이 상반기에 받은 RSU의 평가액은 128억6천억원 규모다.
이 같은 RSU 평가액을 포함하면 김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총 174억여원으로 껑충 뛴다. 재계에서 상반기 보수 1위에 자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12억5천40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RSU는 미국 IT 기업들이 주로 운영하는 장기 성과 보상 제도다. 성과 달성이나 일정 기간 재직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자사주를 무상으로 준다.
기업들은 약속한 기간 근무해야 주식을 최종 지급하는 식으로 RSU를 통해 직원 장기근속을 유도하기도 한다.
한화그룹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2020년 ㈜한화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및 대표이사 후보군에 속하는 임원을 대상으로 RSU를 도입했다.
핵심 임원들이 단기 성과 중심 시각에서 벗어나 장기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춘 책임 경영을 하도록 도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산그룹도 지난해 RSU를 도입했다. 이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보수총액 67억7천600만원에 더해 RSU로 두산 주식 3만2천266주를 받았다.
박 회장은 올해 3월에 장기 성과급으로 RSU를 받았으며 최종 지급액은 지급 시점인 2026년 2월 말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가 RSU로 받은 두산 주식의 현재 평가액은 18일 종가 기준으로 33억8천여만원이다. 이를 보수 총액과 합산하면 100억원 이상이다.
박 회장 동생인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도 올해 3월 RSU로 ㈜두산에서 1만1천544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3만8천163주를 각각 받았다.
박 부회장이 상반기에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받은 보수총액은 총 40억7천100만원이며, 여기에 RSU 평가액을 더하면 약 59억원이다.
또 국내 기업 중에서 네이버, 포스코퓨처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토스, 쿠팡, 위메프, 크래프톤, 씨젠 등이 RSU 제도를 도입해 실행 중이다.
네이버의 경우 주가 상승률에 연동해 RSU를 지급하는데, 올해 상반기에 주가가 부진한 탓에 최수연 대표이사는 RSU를 전혀 받지 못하기도 했다.
최근 RSU는 '먹튀 논란'이 종종 불거지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체할 성과 보상 제도로도 주목받는다.
RSU는 주식 지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처분할 수 있어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또 RSU는 실제 주식을 지급하기 때문에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보다 동기 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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