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한에 고체연료 ICBM 기술 이전한 듯"

입력 2023-08-18 10:37
수정 2023-08-18 14:29
"러시아, 북한에 고체연료 ICBM 기술 이전한 듯"

미국 싱크탱크 "화성-18형·러 토폴-M, 외형과 성능 거의 같아"

"국제사회 불문율 위반…북러 협력 더 위험한 차원 전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가 북한에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전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ICBM의 외형과 성능을 비교하며 이런 가능성을 거론했다.

북한이 지난달 시험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러시아의 토폴-M ICBM(SS-27 Mod 2)은 거의 쌍둥이 수준으로 닮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화성-18형 (각 부위의) 물리적 크기와 비행 궤적 자료는 러시아 토폴-M과 거의 똑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고도화한 무기가 갑자기 나타난 상황은 러시아 정부와 그 과학자들의 협력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고체연료 추진 ICBM 화성-18형을 발사해 동해상 공역에 떨어뜨린 바 있다.

높은 각도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6천648.4㎞까지 치솟은 뒤 74분51초 동안 1천1.2㎞를 비행했다고 북한은 발표했다.

분단을 넘어는 이 같은 시험발사가 성공적이었다며 "북한의 화성-18형은 결국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수년 동안 보여준 액체연료 추진 ICBM과 달리, 고체연료 ICBM은 수평 엔진 시험 후 겨우 몇개월 만에 갑자기 출현했다"며 "화성-18형은 (발사) 시험에서 유인용 가짜 탄두 장치를 비롯한 상당한 탑재량을 대륙을 넘나드는 사거리로 이송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화성-18형은 발사 직후 사거리와 기동성으로 한국, 미국, 일본 등 안보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이 미사일은 더 멀리 가도록 눕혀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1만5천㎞ 이상 날아 미국 본토 전역을 때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액체연료 ICBM과 달리 발사 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는 까닭에 기습이 쉬워 선제타격 회피 가능성도 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단을 넘어는 "화성-18형은 미국의 기존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보호장치로 뚫고 미국 본토에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한 다수 무기를 투발할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싱크탱크는 "화성-18형 미사일 전력 때문에 미국은 공중 요격 무인기를 사용하는 등 미사일 방어에 추가적 개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과 러시아는 러시아의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 신냉전 기류가 짙어지자 협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분단을 넘어는 "이 ICBM(토폴-M)이나 관련한 기술의 이전은 (사실이라면) 핵타격 역량을 다른 곳에 이전하는 것을 자제하거나 차단하는 국제사회의 불문율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이 같은 밀착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의 우려가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분단을 넘어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지난달 북한 방문을 지목하며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최신 장면에 불과하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 탄약을 이전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를 제공한다"며 "토폴-M과 그 기술의 잠재적 이전으로 미국과 인도태평양 동맹들에 맞선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은 새롭고 더 위험한 차원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