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美 추가 긴축 우려·국채 금리 상승에 6% 급락(종합)
2만6천달러대까지 하락해 두 달만에 최저…한때 약 10% 추락하기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의 추가적인 긴축 통화정책 가능성으로 17일(현지시간) 주요 가상화폐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10시 20분(서부 오후 7시 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6.64% 하락한 2만6천650달러(3천559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 19일 이후 약 두 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한때 약 10% 급락하며 2만5천200달러(3천366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1개당 가격도 5.99% 내린 1천693달러(226만원)를 나타냈다.
이날 큰 폭의 내림세는 지난 16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의사록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FOMC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상승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시장은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관측해 왔는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의 지표로 여겨지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전날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런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디파이낸스 ETF(Defiance ETF)의 실비아 야블론스키는 "인플레이션 그 자체는 가상화폐 성장의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해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이고 비트코인을 더 위험한 자산으로 여겨 회피하는 등 다른 측면도 수반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과 가상화폐는 전형적으로 여름 끝물인 8월에 나타나는 지지부진, 박스권 거래, 거래량 부족 현상을 보인다"며 "여기에 매파적 연준이 투자자들을 관망하게 하고 가격의 폭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미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 결정도 미뤄지면서 기대감도 약해졌다.
미 리서치회사 니덤의 분석가 존 토다로는 "가상화폐의 가장 큰 긍정적인 촉매 중 하나인 비트코인 ETF의 데뷔 가능성도 이번 주 약간 힘을 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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