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저점 향해 가는 위안화 가치…中 당국 개입 강화(종합)
위안/달러 환율 작년 11월 이후 최고…"中국영은행, 환율 방어 위해 달러 매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차병섭 기자 = 부동산업계를 비롯한 중국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연이어 갱신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장중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7.31위안을 넘어섰다.
이에 블룸버그는 "위안화 가치가 2007년 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이 7.3280위안을 넘을 경우 2007년 이후 최고가 된다는 것이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이날 장중 7.3497위안으로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오후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면서 한국시간 오후 4시 47분 기준 전장 대비 0.0101위안 오른 7.3087위안에서 거래되고 있고,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장 대비 0.0102위안 오른 7.3350위안으로 상승 폭을 일부 축소한 상태다.
위안화 약세에는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뿐만 아니라,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물가·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이 투자자들에게 신탁상품에 대한 지급 의무를 못하는 등 그림자금융 부실 문제도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최근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21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중 금리 격차는 2007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당장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고시 환율을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7.2994위안)보다 낮은 7.2076위안으로 발표하며 위안화 방어 의지를 밝혔다. 이날 고시 환율과 시장 전망 사이의 격차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였다.
인민은행은 또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계약을 통해서도 시장에 개입하고 있으며,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국은 일부 투자기관들에 주식 순매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주요 국영 은행들이 이번 주 들어 위안화의 가치 하락세를 늦추기 위해 역내와 역외 현물환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영은행의 달러 매각은 역외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제한하고 역내 위안화 가치와 너무 멀리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는 중국 국영은행의 해외 지사에서도 이번 주 들어 런던·뉴욕 외환시장 거래시간에 달러를 매각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영은행의 달러 매각이 위안화의 가치하락을 늦추기 위한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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