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서 군벌간 무력 충돌…민간인 최소 27명 사망

입력 2023-08-16 15:47
리비아 수도서 군벌간 무력 충돌…민간인 최소 27명 사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군벌 간의 교전으로 최소 27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리폴리에서 가장 강력한 군벌세력인 특수억제군(SDF)과 444여단 대원들이 무력 충돌했다.

양측의 싸움은 트리폴리 미티가 공항을 관할하는 SDF 대원들이 지난 14일 공항을 통해 여행하려던 444여단의 마흐무드 함자 사령관을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뒤 트리폴리 시내에서는 양측간의 교전으로 폭발음과 총성이 끊이지 않았다.

리비아 긴급 의료 지원센터에 따르면 양측간 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27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100명 이상 발생했다.

SDF와 444여단 측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올해 들어 트리폴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 가운데 가장 큰 인적, 물적 피해를 남겼다.

특히 격렬한 교전으로 시민들은 외출하지 못한 채 집 안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다만, 15일 저녁 SDF 측이 구금했던 함자 사령관을 제3의 군벌 세력에게 인계하면서 양측간 싸움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유엔 리비아 사무소는 SDF와 444여단 측에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지 주재 미국, 영국 대사관도 폭력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즉각적인 긴장 완화 조치를 주문했다.

서방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U)와 동부 투브루크 의회가 지명한 파티 바샤가 총리 정부도 유혈 사태를 비판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의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통합정부 간 내전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LNA의 수도 트리폴리 장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양측은 2020년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열린 중재 회의에서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그러나 계속된 유혈 사태와 관련법 미비로 선거는 치러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정부를 지지하는 SDF와 444여단 측은 트리폴리에서의 영향력을 두고 경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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