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규제+중국 홍수'로 쌀값↑…흑해 긴장고조에 밀값도↑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악천후와 지정학적 긴장 등의 이유로 글로벌 주요 곡물인 쌀과 밀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인 중국이 태풍과 홍수 위험 등으로 글로벌 쌀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곡물 생산지인 북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이미 고가에 거래되는 글로벌 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몇 주간 엄청난 홍수로 침수 손해를 입었으며, 특히 태풍 '독수리'는 수도 베이징에 140년 만에 가장 많은 폭우를 쏟아붓는 등 수년간 중국 북부지역을 강타한 태풍 가운데 최악의 피해를 줬다.
피치는 중국 쌀 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와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3개 주요 곡물 생산지역이 태풍 '독수리'에 의한 폭우 등으로 피해를 본 데다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또 한 차례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피치는 이들 곡창지대가 침수돼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피치는 "이에 따라 중국 내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올해 하반기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 글로벌 쌀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전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지난달 비(非)바스마티 백미 수출 금지 조처를 내리고, 태국도 가뭄으로 쌀 대신 물 수요가 작은 작물로의 전환을 유도하면서 쌀 공급 부족 우려로 쌀 가격이 이미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피치는 쌀 이외에도 이들 지역에서 재배되는 옥수수와 대두 등 다른 주요 작물도 홍수 위험의 영향을 받아 이들의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함이 이날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의 화물선에 경고사격을 가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아시아 시장에서 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이스마일 항으로 향하던 이 화물선이 검문에 응하지 않아 발포했다면서 다시 운항을 허용했다고 밝혔으나 선적 화물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 11일 1.2% 하락했던 밀 선물은 한때 1.2%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등의 수출을 보장해온 흑해 곡물 협정이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만료된 후 이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밀 가격은 올해 풍작으로 지난해에 비해 17%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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