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도 해군연합,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주의' 통보
"민간 선박 나포 위험…이란 영해에서 최대한 떨어져 항해" 당부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미군이 주도하는 중동 지역 해군 연합체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나포 위험에 주의하라고 통보했다.
13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방위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이란군의 민간 선박 나포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해군 5함대는 이 같은 경고 사실을 확인하면서 "선박들은 이란 영해로부터 최대한 떨어져서 운항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영국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과거 이런 경고가 나온 뒤 선박이 나포된 사례가 있었다"며 "향후 12∼72시간 이내에 민간 선박에 대한 이란군의 나포 및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도 같은 우려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자체 경보를 전달했다.
로이터는 이란과 미국이 수감자 교환·동결 자금 해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뤘음에도 걸프 해역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앞서 5함대는 지난 7일 해군·해병대 3천여명, 수륙양용 공격함 'USS 바탄', 선거식 상륙함 'USS 카터 홀'이 홍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대변인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서 미군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외세를 배제한 중동 국가들이 지역 안보를 이룰 수 있다"며 날을 세웠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40㎞에 불과하고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미국 군함과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자주 발생해왔다.
이란은 지난 4월과 5월 초에도 유조선 2척을 나포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스라엘 유조선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군에 따르면 이란이 지난 2년간 나포했거나 나포를 시도한 민간 선박은 근 20척에 달한다.
최근 미군은 F-35와 F-16 전투기, A-10 공격기, 구축함 USS 토머스 허드너를 비롯한 다수의 전함을 배치하는 등 걸프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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