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국경 긴장' 폴란드와 대화 추진…폴란드는 '냉담'
루카셴코 대통령 "총리에 접촉 지시…이웃은 선택 못해"
폴란드 외교차관 "루카셴코, 말과 행동 달라"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당국에 폴란드와의 대화 추진을 주문했다고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폴란드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총리에게 그들과 접촉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웃이고 이웃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폴란드)은 10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있고, (폴란드를) 적절하게 무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고조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와 폴란드 사이의 갈등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인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수년간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온 양국 관계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길목을 터주면서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쫓겨난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 둥지를 튼 것을 계기로 긴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벨라루스 군용 헬기 2대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일까지 발생했고, 전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병력 1만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긴장이 완화할지 주목되지만, 폴란드는 일단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벨 야블론스키 폴란드 외교 차관은 현지 폴사트 방송에서 "정말 폴란드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간단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야블론스키 차관은 "국경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1천여명의 정치범과 안제이 파초부트(폴란드 매체 소속 벨라루스 특파원)를 석방하라. 이 혐오 선전, 폴란드를 상대로 한 이 하이브리드 전쟁을 멈춰라"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우리는 벨라루스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런 적도 없다"면서 "(그러나) 루카셴코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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