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2분기 실적 희비…대한항공·아시아나 울고 LCC 웃고

입력 2023-08-11 18:19
항공업계 2분기 실적 희비…대한항공·아시아나 울고 LCC 웃고

영업익 대한항공 36%·아시아나 49% 감소…제주항공 2배·티웨이 3배 증가

'성수기' 3분기엔 대형항공사·LCC 모두 '여객' 집중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상장 항공사 6곳 모두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나긴 적자의 터널을 지나온 LCC들은 국제선 리오프닝 효과 등을 톡톡히 누리며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코로나 기간 화물 사업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누리던 대형 항공사들은 상황이 반전하며 실적 악화를 체감했다.



◇ 대형 항공사, 여객 증가에 공급비용 늘고 화물 매출 줄어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에서 작년의 2배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비용 증가와 화물 부문 악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이하 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3조5천3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 정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7천359억원)보다 36.4% 감소한 4천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객 매출은 1년 사이 154% 증가한 2조2천210억원이었지만, 항공기 가동을 확대하며 공급 비용도 늘어난 탓에 영업이익이 줄었다. 또 화물 매출은 56% 감소한 9천638억원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매출 1조5천691억원, 영업이익 1천89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5%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여객 매출은 112% 증가한 1조676억원을 기록했으나, 공급 비용이 늘어난 동시에 화물 매출이 1년 새 54% 줄어든 3천765억원에 불과해 실적이 부진했다.

이처럼 화물 매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제선 여객기 운항 확대로 인해 여객기 하부 화물칸(벨리 카고)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화물 운임도 하락했다. 대표적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는 지난 6월 1㎏당 4.92달러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2월(3.19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 LCC들, 여객 실적 급증에 속속 최고 실적 경신

LCC들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이후 꾸준히 늘어난 일본·동남아 중심 해외여행에 힘입어 빠르게 경영 상황이 회복됐다.

제주항공[089590]은 2분기 매출 3천698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으로 2005년 창사 이래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매출 2천861억원, 영업이익이 196억원을 기록하며 200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분기에 흑자를 냈다. 매출 937억원, 영업손실 295억원을 냈던 작년 2분기에 비해 매출은 3배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것이다.

진에어[272450]는 매출 2천590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2분기 대비 각각 105%,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역시 2008년 진에어 창립 이래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에어부산[298690]도 2분기 매출이 1천983억원(작년 대비 136% 증가), 영업이익 339억원(흑자 전환)으로 2007년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일본과 동남아 위주의 탄력적인 노선 운영으로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를 흡수한 점 등이 LCC 호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3분기는 대형사 '여객 전환', LCC는 '성수기 효과' 기대

여름휴가 및 추석 연휴와 맞물려 항공사들이 통상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벌어들이는 3분기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LCC 모두 급격한 여객 실적 개선으로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기간 화물기로 개조했던 항공기를 올해 들어 다시 여객기로 복원했다. 이들 여객기를 활용해 성수기 여객 공급을 늘리고, 화물 매출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대한 막는다는 전략이다.

LCC들은 리오프닝 이후 폭발한 항공 여객 수요가 성수기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높은 실적을 기대한다.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여름 성수기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86%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며 "노선 재개, 증편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관광 노선 중심의 부정기편도 투입해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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