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7년 만에 달 탐사선 발사…달 남극 착륙 시도(종합)

입력 2023-08-11 16:25
수정 2023-08-11 20:48
러시아, 47년 만에 달 탐사선 발사…달 남극 착륙 시도(종합)

소형차 크기 '루나-25' 1년간 활동 예정…인도와 경쟁

우크라전 뒤 서방과 협력 단절…"독자 우주개발 검증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유철종 기자 = 47년 만의 첫 러시아 달 탐사선을 실은 소유스 로켓이 11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달 탐사선 '루나-25'(달-25)를 실은 소유스 2.1b 로켓이 모스크바 시간으로 이날 오전 2시 11분(한국시간 오전 8시 11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5천550㎞ 떨어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로스코스모스는 이후 "가속 블록에서 분리된 루나-25에 대한 통제를 확보했다"면서 "탐사선이 오는 16일 달 상공 100km 궤도에 진입하고,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 사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이제 21일을 기다릴 것이다. 아주 정확한 달 소프트 랜딩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가 달 탐사에 나선 것은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소련 시절 러시아는 미국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였다.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1969년 달 위를 걸은 최초의 우주인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소련의 '루나-2' 탐사선은 1959년 달 표면에 도달한 최초의 우주선이었고, '루나-9' 탐사선은 1966년 달에 연착륙한 첫 우주선이었다.



소련은 1976년 '루나-24' 탐사선을 달 '위난의 바다'(Mare Crisium)에 착륙시켜 달 토양 샘플을 지구로 보낸 바 있다.

이후 러시아는 화성 탐사에 집중했고,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에는 지구 궤도 너머로 탐사선을 보내지 않았다.

소형 자동차 크기인 루나-25는 달 착륙 후 1년간 연착륙 기술 개발, 달의 내부 구조 연구,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우주 광선과 전자기파의 달 표면 영향 연구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앞서 인도도 지난달 14일 찬드라얀-3 달 착륙선을 발사했으며 루나-25와 비슷한 시기에 달의 남극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달의 남극은 얼음의 형태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러시아와 인도 가운데 먼저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나라가 첫 번째로 달의 남극에 도달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는 지금까지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국가는 미국과 소련·중국뿐이며, 인도와 러시아는 달의 남극에 첫 번째로 착륙하는 데 성공한 나라가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루나-25는 당초 지난 2021년 10월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5월로 연기된 뒤 한 차례 더 발사가 늦춰졌다.

루나-25 사업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개시한 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필수적인 역할을 제외한 서방과의 모든 우주 협력을 단절한 뒤로 추진 중인 독자 우주 개발 역량을 점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로스코스모스는 루나-25에 월면 작업차를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의 영향으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져 이 계획을 포기했다고 AP는 소개했다.

유럽우주국(ESA)은 '파일럿-D 네비게이션 카메라'를 루나-25에 부착해 시험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단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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