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美 동맹그룹 수입품에 크게 의존…"400여개 품목"

입력 2023-08-10 11:13
中 경제, 美 동맹그룹 수입품에 크게 의존…"400여개 품목"

빅터 차 "미국과 동맹국, 경제 연합 만들어 중국에 대응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수출 통제를 주고받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의 지난해 세계 무역 자료 분석을 인용해 중국이 사치품과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400여개 품목 수입의 70% 이상을 미국과 동맹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으로부터 412개 수입품의 70%를 의존하고 있는데 그 가치는 연간 약 470억달러(약 62조원)에 달한다. 자국산 대체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중국의 태양광 패널에 필수적인 은 분말(silver powder) 수입 전량은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온다. 배터리와 기타 전기 부품에 쓰이는 니켈 분말 수입량은 호주와 캐나다, 영국이 총 86%를 차지한다.

또 중국 전통주인 바이주(白酒)에 들어가는 수수의 약 3분의 2를 미국에서 수입한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크게 의존하는 수입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일본(124개)이고 그 뒤를 미국(87개), 독일(64개), 한국(28개), 프랑스(27개)가 이었다.

이들 의존 품목의 중국 수입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115억달러(15조1천억원)에 달했다. 그다음은 호주(106억달러, 약 14조원)다.



차 부소장은 이 자료를 근거로 미국과 파트너들이 함께 행동한다면 잠재적으로 중국의 경제 규제를 막거나 심지어 징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과 의원들로부터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점, 중국이 약한 고리를 겨냥하지 않도록 피해야 한다는 점이 중국의 경제 규제를 막는 데 있어 어려움이라고 했다.

차 부소장은 "(이 어려움이) 중국이 어떤 국가든 고립시키거나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며 "그들은 항상 집단적인 대응이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중국의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의 수입액 470억달러는 중국의 전체 수입액인 2조7천억달러(3천557조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차 부소장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 안전 보장과 같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경제 연합을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연합에는 주요 7개국(G7)과 호주가 우선 포함되며 세제 혜택을 주고 벌금을 부과하며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각 국가는 국내법을 통해 기업들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제한을 준수하도록 하고, 취약한 국가를 중국이 겨냥하면 이를 돕기 위해 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차 부소장은 제시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첨단 반도체,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 자본의 중국 직접 투자도 제한했다.

중국 역시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을 제재하고 갈륨 등 희귀광물 수출통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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