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사임 테슬라 30대 후반 CFO, 7천800억원 벌었다
CFO 4년 재직하고 주식·옵션으로 받아…작년 기본보수는 4억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오른팔로 불리다 최근 사직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년간 직무를 수행하면서 7천800억원의 순자산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자체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라며 이같이 전하고 세계 최고 갑부의 주요 자산에 대한 관리가 수익성이 좋은 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재커리 커크혼(38) CFO가 지난주에 물러났다는 사실을 알렸다. 교체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5억9천만 달러(7천800억원) 규모의 이런 보상이 주로 테슬라 주식과 옵션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앞서 테슬라는 2021년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커크혼 CFO의 직함을 '마스터 오브 코인'(Master of Coin)으로 부여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 CEO의 직함은 '테슬라의 테크노킹'(Technoking of Tesla)이었는데, 테슬라는 어떤 이유로 이런 직함을 추가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당시 미국 언론은 테슬라가 그해 1월 15억달러(2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점이 커크혼 CFO의 새 직함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이 2천306억 달러(303조원)라며, 커크혼의 재산은 그에 비교하면 미미하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2018년 머스크에게 막대한 보수 패키지를 부여할 당시, 커크혼과 다른 경영진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때의 보수 패키지를 통해 세계 최대 부호로 가는 길을 활짝 열었다.
커크혼에 대한 보상은 5억5천만 달러(7천235억원)의 순가치(net value)를 가진 옵션을 제외할 경우 비교적 수수하다. 지난해에는 30만 달러(4억원)의 기본 급여와 함께 유급휴가 수당 3만1천99달러(4천100만원) 정도다.
커크혼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올해 말까지 테슬라에서 일할 예정인데,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커크혼은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2010년부터 13년간 테슬라에서 일해 왔다. 그 이전에는 매켄지에서 분석가로 일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인턴을 지냈다.
테슬라는 '2인자'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으로 알려졌으나, 커크혼은 막후에서 2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다른 경영진과 달리 소통 능력이 뛰어났다.
특히 CFO로서 사실상 테슬라의 운영 전반에도 관여하면서 테슬라 이사회에서는 한때 머스크 후계자 중 한 사람으로 고려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