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구조대원들 겨냥해 이중 미사일 공격"…우크라 '분노'

입력 2023-08-09 11:26
수정 2023-08-09 17:29
"러, 구조대원들 겨냥해 이중 미사일 공격"…우크라 '분노'

英 가디언 "포크로우스크 아파트 등에 40분 시차로 미사일 2발"

"첫 공격 후 잔해 묻힌 사람들 구조하는데 두 번째 공격 가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이달 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포크로우스크 미사일 공습은 '더블 탭'(시간차 이중 공격) 방식으로 아파트와 호텔 등 민간 건물을 타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7일 초저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의 주거 지역에 러시아의 최신형 탄도·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2발이 날아들었다.

포크로우스크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도네츠크주 주도 도네츠크시에서 북서쪽으로 70km, 최전선에선 48km 떨어져 있다.

미사일 공격은 오후 7시 15분과 7시 52분 두 차례에 걸쳐 약 40분의 시차를 두고 더블 탭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더블 탭 공격은 1차 공격 후 구조대원이나 의료진 등이 현장에 출동해 있을 시점에 또다시 두 번째 공격을 가해 피해를 키우는 공격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날 미사일 공습으로 12채의 다층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습 직후 "러시아가 일반 주거용 건물"을 공격했다면서, 마지막 층이 파괴된 전형적인 옛 소련식 5층 아파트 건물 사진을 공개했다.

또 우크라이나전을 취재하는 외국 특파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근의 호텔과 피자 가게도 파괴됐지만 당시 현장에 기자들이 거의 없어 피해는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공습으로 민간인 5명·구조대원 1명·군인 1명 등 모두 7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39명·경찰 31명·구조대원 7명·군인 4명 등 8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1차 공격 후 구조 작업을 진행하거나 돕기 위해 서둘러 현장으로 몰려갔던 사람들이 큰 피해를 봤다.

포크로우스크 인근 도시 병원 원장 세르히 리젠코는 "중상자들은 대부분 미사일 파편이 신체 여러 부위에 낸 다발상 외상을 입었는데, 한 환자는 파편이 두개골 깊숙이 박혀 신경외과 의사들이 몇시간 동안 수술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반 비히우스키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모두가 첫 공격 이후 건물 잔해에 묻힌 사람들을 구조하려 애쓰고 있었다. 그런데 적은 의도적으로 두 번째 공격을 가했다"고 분노했다.

아파트 건물과 함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인근의 '드루즈바' 호텔과 '코를레오네' 피자 가게는 평소 최전선 전황을 취재하던 BBC 방송, 파이낸셜 타임스 등의 서방 언론사 특파원들이 자주 찾던 곳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외국 언론사 기자들도 표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8일 러시아 측에 도네츠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수와 군용기의 비행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오던 포크로우스크 거주 여성 4명으로 이루어진 스파이망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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