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 8개국 "삼림벌채 종식 노력"…석유탐사엔 이견(종합)
인니·콩고 등 다른 열대우림 국가와 연대 강조…"선진국에 지원 받아야" 주장도
회의장 밖에선 아마존 원주민·환경운동가 "구체적 대안 제시하라" 시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마존 열대우림을 공유하는 남미 8개국이 아마존 내 삼림벌채 종식을 위해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 등 아마존 협력조약기구(ACTO) 회원국 정상과 대표는 8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회의를 개최,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과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조직범죄 척결 등을 위한 로드맵에 동참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2030년까지 삼림 벌채 완전한 종료' 계획까지는 문서에 담지 못했다.
브라질 내에서도 논란을 빚은 신규 석유 탐사 금지 여부에 대해서도 회원국 간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 브라질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룰라 대통령을 비롯해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디나 볼루아르테(페루) 등 정상이 참석했다. 에콰도르, 수리남,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등 ACTO 다른 회원국에서는 총리와 부통령, 외교장관 등 대표가 자리했다.
최근 중남미 정상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중이염 증세로 전날 늦게 브라질 측에 불참을 통보했다. 가이아나 대통령 역시 애초 계획과 달리 회의에 최종 불참했다.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인도네시아 등 다른 열대우림 국가와 아마존 보호 기금(아마존 펀드) 지원국인 노르웨이와 독일 등 대표도 초청받았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개회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유한 국가 간 협력을 재개하고 확장하는 사안이 최근처럼 시급한 적은 없었다"며 "기후변화 대처에서부터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의제에서 열대우림 국가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는 그러면서 환경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결합할 수 있는 아마존 개발 방안, ACTO 회원국 연대, 전 세계 열대우림 국가의 입지 강화 등을 회의 주제로 제시했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을 아마존 지역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자금 지원을 촉구했고,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ACTO 회원국 노력에 비례한 부채 탕감을 선진국에 요구하기도 했다.
브라질 매체 G1은 ACTO 회원국들이 전체 회의 종료 전 이른바 '벨렝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선언에는 불법 금 채굴 중단과 국경 지대 환경 범죄 억제를 위한 협력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여기에 더해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 정책 결정 과정에 원주민 지도자 포함, 삼림 벌채 해결을 위한 전략 등도 담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회의장 밖에서는 아마존 원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이 '2025년까지 아마존 80% 보호' 등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아마존강 유역 면적으로 따지는 열대우림 면적은 한반도 약 31배인 691만5천㎢다.
ACTO는 프랑스령 기아나를 제외한 8개국이 1978년 7월 3일 아마존협력조약(ACT)에 서명한 뒤 17년 만인 1995년 창설했다. 2002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상설 사무국을 설치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마지막 정상회의는 14년 전인 2009년으로, 당시엔 브라질(룰라)·가이아나(바라트 자그데오) 대통령과 프랑스(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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