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주거동, 세대內 점검 최소화하고 콘크리트 강도조사
벽식 비중 높은 혼합구조라면 현장점검 대상서 제외
부실시공 확인시 단지명 공개 검토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민간 아파트 주거동에 대해 보강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하지 않은 설계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세대 내부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계단 등 공용 공간 조사를 통해 콘크리트 강도는 확인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8일 무량판 민간 아파트 안전점검을 위해 광역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과 협력회의를 연 뒤 이런 방침을 밝혔다.
무량판 민간 아파트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 시도에 고루 지어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공사 중인 아파트부터 이번 주 안전점검에 돌입한다.
이미 지정돼 있는 안전진단기관이 구조계산서와 설계도면을 검토하게 된다.
난항이 예상되는 건 현재 주민이 살고 있는 준공 단지 점검이다.
준공 아파트는 안전진단 업체 선정 작업부터 진행한다. 지자체는 구조계산서와 설계도면을 확보해 점검기관에 제공해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주거동은 지하주차장과 달리 무량판과 벽식 구조가 혼합된 게 대부분이라 위험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도 무량판과 벽식이 혼합된 무량복합구조의 경우 벽식 비중이 높아 사실상 벽식 아파트라고 볼 수 있다면 현장점검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기로 했다.
설계도서 검토 과정에서 보강 철근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단지는 현장점검에 나가되, 세대 내부 조사를 하지 않고 콘크리트 강도 조사만 진행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강 철근이 필요 없더라도 콘크리트 강도가 적절한지는 점검할 것"이라며 "이런 점검은 공용 공간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강 철근이 필요한 구조라는 판단이 나오면 세대 내 점검이 불가피하다.
다만 세대 내에도 보강 철근을 사용해야 할 정도의 주거동 설계는 우리나라에 많지 않은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세대 내부가 아닌 공용 공간만 점검할 때도 입주민 동의를 구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용 부문 점검 때 입주민 동의가 꼭 필요한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주민들과 성실히 협의할 것"이라며 "안전이 우려돼 기본적 점검을 하는데, 주민들이 마냥 반대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안전점검 대상이 되는 단지명을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실시공이 확인되는 단지에 대해선 단지명 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자체, 국토안전관리원, 시설안전협회와 매주 안전점검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기로 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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