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폭풍 강타…최소 2명 숨지고 110만여가구 정전 피해

입력 2023-08-08 16:45
수정 2023-08-09 15:15
미국 동부 폭풍 강타…최소 2명 숨지고 110만여가구 정전 피해

토네이도 주의보 발령…항공기 수천편 결항·지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7일(현지시간) 우박과 번개 등을 동반한 폭풍이 미국 동부를 강타하면서 최소 2명이 숨지고 110여만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앤더슨과 앨라배마주 플로렌스에서 각각 15세 소년과 28세 남성이 폭풍으로 인한 사고로 사망했다.

현지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15세 소년은 조부모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다가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고, 28세 남성은 벼락에 맞아 사망했다.

앞서 미국 기상청은 이날 동부 시간으로 오후 9시까지 동부 일대에 토네이도 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약 2천950만명이 토네이도 영향권에 있으며, 강풍과 우박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초저녁에는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델라웨어,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 등 동부 일대 주(州)에서 110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복구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밤 2천600여개 항공편이 취소되고, 7천900여편은 운항이 지연됐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동부 해안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항로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사관리처(OPM)는 이날 비상 근무자를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게 오후 3시 전까지 퇴근할 것을 지시했다. 귀가 중 토네이도와 우박 등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돼 차에 갇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날씨 문제로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 유타주 방문 일정을 90분 앞당겨 시작했다. 백악관은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는 학교 사이버 안보 행사는 취소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는 연기됐다.

메릴랜드주에서는 단시간에 1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서 홍수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밖에 여러 주에서 나무와 전신주 등이 쓰러져 도로나 집을 덮치는 사고가 잇따랐다.

미 기상청 소속 기상학자 크리스 스트롱은 브리핑에서 "이것은 한동안 대서양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악천후 상황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