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늘면 항생제 내성 위험도 커진다"
中·英 연구진 "대기오염 못줄이면 2050년까지 내성 17% 늘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높은 초미세먼지 농도로 인한 대기오염이 전 세계에서 인체의 항생제 내성을 늘렸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저장대학 천훙 교수를 비롯한 중국·영국 연구진은 116개 국가의 2000∼2018년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연구 결과를 영국 의학 저널 '랜싯 플래너테리 헬스'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항생제 내성균에서 전 세계적으로 초미세먼지(PM2.5)와 항생제 내성 간 상당한 연관성이 있었고 그 연관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에서 기인한 항생제 내성은 2018년 전 세계적으로 48만 건의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농도의 10% 증가가 항생제 내성 1.1%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우리의 분석은 대기오염 증가가 항생제 내성 위험 증가와 연관됐을 강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항생제 내성의 주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이지만,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항생제 내성 문제도 악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연구는 관찰을 바탕으로 하며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한 것은 아니다.
항생제 내성균이 대기오염을 통해 어떤 경로로 확산하는지 데이터가 제한적이지만, 병원과 농장, 하수처리시설 등에서 항생제 내성 물질 입자가 공기를 통해 방출되고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다.
천 교수는 "항생제 내성과 대기오염은 각각 전 세계 보건에 최대 위협"이라며 "이제까진 둘 사이의 연관 가능성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을 막으면 두 가지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나쁜 공기의 해로운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항생제 내성균의 증가·확산과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각국의 대기오염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전 세계에서 2050년까지 항생제 내성 수준이 17% 증가할 수 있으며, 항생제 내성과 관련된 연간 조기 사망은 84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다만, 일부 국가의 데이터 부족이 전체 분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의 한계를 설명했다.
연구진은 장래에는 대기오염이 항생제 내성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조사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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