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서 군사훈련…긴장 고조

입력 2023-08-08 10:26
수정 2023-08-08 17:51
벨라루스,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서 군사훈련…긴장 고조

러-나토 잠재적 충돌 발화점 '수바우키 회랑' 인근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와의 국경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공격로를 내줬고, 이후로도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자국 서부 흐로드나 지역에서 군사 훈련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훈련) 준비 기간 무인기 활용, 기계화 소총 부대와 다른 군부대 간 연계 등 전쟁(우크라이나전) 경험이 적극적으로 활용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텔레그램 미디어 '넥스타'는 이번 훈련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있는 수바우키 회랑 근처에서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약 100㎞에 걸친 수바우키 회랑은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다른 나토 동맹국들을 연결하고,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를 분리하는 전략적 요충지대에 해당한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수바우키 회랑을 러시아와 나토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무력 분쟁의 잠재적 발화점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함께 이 회랑을 장악하고 폴란드와 다른 나토 국가들로부터 발트 3국을 차단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디언 등은 이번 군사훈련에 벨라루스로 이동 배치된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말 러시아 내에서 이틀간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 용병들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이동한 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국경 지역 경계를 강화한 바 있다.

벨라루스는 자국군 훈련에 바그너 용병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용병들의 입국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텔레그램의 바그너 연계 블로그인 '그레이 존'은 이날 약 7천명의 바그너 용병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230㎞ 떨어진 벨라루스 중부 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캠프에 주둔했다고 전했다.

용병들은 소그룹으로 매일 벨라루스에 도착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는 폴란드와의 국경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 나토 진영은 벨라루스군이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국경을 침범하는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지난 3일 수바우키 회랑에서 긴급 회동한 뒤 나토 동부전선 최전방에 있는 두 나라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